10미터 콤비에 트윈엔진 장착하기 #1 - 멘붕의 연속 -
일상의 기록 2016. 7. 24. 01:41 |정말 오랫만의 포스팅이죠. 아 - 정말 너무 덥습니다. 매일매일 육수가 쫙쫙 빠지면서 -_-; 훈제되고있는 느낌입니다.
곧죽어도 긴팔을 고수하다 보니 작년같이 팔이 무식하게 타지는 않습니다만..
요즘 포스팅이 뜸했던 이유중 가장 컸던것은 아무래도 콤비보트 세팅건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쓸만한 소재가 몇가지 남아있는데 아무래도 지금은 무엇이든 분업이 안되고 있다 보니 거의 모든 일이 프로젝트 단위로 이루어집니다.
멀티테스킹은 안되는 것이죠 .
이 콤비 이야기는 작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작년에 속초에 계신 분께 트윈엔진 수입을 의뢰받아 진행해드린 사례가 있었고
장착을 고민하시길래 배가 나오면 이야기해달라 말씀드렸었습니다. 아마 할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는데요.
그냥 스쿠버용 좀 큰 콤비다.. 라는 말씀만 하셨었습니다.
시간은 흘러흘러 배가 제작에 들어갔다는 말씀이 들려왔고.. 튜브 제작이 끝났다는 말씀이 들려왔고..
네 그럼 보내주세요.. 라고 했던 날짜가 하필 제가 지방에 갔던 날이어서 하루만 미루어주세요 - 했더니..
튜브공장쪽에서 그냥 상차시켜버린 모양입니다... 너무 큰 콤비가 있으니 다른 일이 안되서 그런것이겠죠....
여튼 금종호님께 급히 선대 제작을 부탁해 놓고 실물을 실어놨는데..
이런게 와 있더군요.. ;;;;
음.... 사진으로는 잘 감이 안오실텐데 아래를 받치고 있는 가로 각파이프가 커팅하지 않은 1본.. 즉 6미터입니다... ( 이.. 이봐요.. ;...)
모든 멘붕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죠.;;
일단 작업은 좀 뒤로 미루었는데 이 배가 들어오고 나서 몇몇 먼저 쳐내야 할 일들도 있었거니와 일단 한참 비가 온게 가장 큰 문제였구요.
나중에 선대를 봤더니 전부 휘어지고 바퀴를 8개를 대었는데 다 찌그러지고.. ;; 난리가 났습니다... 네.. 무거워서 그래요...
이래서는 도저히 작업을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 일단 다리를 보강하고 돌려서 세웠습니다. 물론 지게차가 한번 더 동원되었죠..
( 음 이제 됬네! )
여기까지 만들어 놓고 자.. 엔진을 걸어볼까.. 했는데.. 아차 싶더군요..
콘솔이 맨앞에 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 사람을 치면 안되니까요.. 네.. 이해합니다. .... 하지만 네.. 모든것이 너무 짧았습니다.
여기서부터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었습니다.
컨트롤케이블... 30피트로 주문제작해야 했고.. ( 그나마 2가닥은 그것도 짧아서 33피트로 다시 제작중이죠.. ㅜㅜ.. )
유압헬륨을 시스타와 맞추어야 했는데.. 시스타 제품은 국내엔 아예 없고.. 수입할 수는 없어서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제일 용량 큰 아이로 주문했고...
유압 케이블 역시 30피트로.... 엔진 하네스는 일단 이어서 쓰기로 했습니다..
자.. 배를 뜯어보자.. 했는데 멘붕의 연속이었습니다....
연료통은 묻어놓기는 했는데.. 달랑 연료통만 뭍어놓아주셨고.. ( 아니 콘솔쪽으로 라인을 뺄거면 파이프도 같이 묻어주던가 !!! )
9미터에 달하는 케이블 라인에는 노끈 하나도 안넣어주시고.. ㅜㅜ.. ( 안에 라인 넣느라 1시간걸렸습니다.... 요비센.. 안들어가요.. 배배 꼬여서.. )
특히 케이블 라인 마지막은 90도로 급히 꺾어놓았는데 꺽인쪽 하단은 또 칼로 쨰 놓으셨고.. 손집어 넣을 곳도 없고.. ㅠㅠ..
총체적 난국이더군요..
사실.. 빌더쪽 입장에서는 자기 할일을 다 한것은 맞는데 다음작업자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들이 알아서 하겠지.. 이런느낌 -_-;;
일단은 엔진을 먼저 걸기로 했는데.. 트윈은 장착해 본 적이 없어 자료를 많이 찾아서 공부해야 했습니다.
역시.. 그냥 대충 달면 되는게 아니더군요.. 단순히 R 과 L 을 엮어 트윈을 만들면 되지.. 라는 생각 뿐이었는데 마력수에 따라
두 엔진의 거리도 달라져야 하고.. 트윈을 걸 때 엔진 높이도 달라져야 하고.. 고려할게 생각보다 많더군요...
한편으로는 좋은 공부가 되고 있습니다.
일단은 걸었는데.. 아뿔싸.. 이것이 제 발목을 잡는 일이 될 줄이야.. ㅠㅠ..
비와 햇볓을 피하고자.. 안으로 어떻게든 집어넣을라 했는데.. 엔진이 걸리니 인력으로는 아예 꿈쩍도 안되는 배가 되어버렸네요..
훈제 통구이의 전주곡이었습니다. 요즘은 1시부터 4시까지는 바깥작업이 불가능합니다. 거의 일사병 수준이라..
다음은 일단 당장 할 수 있는 선깔기.... 요비센을 넣기는 했지만 거리가 워낙 길어서.. 수차례 시행착오가 있어야 했구요.
유압스티어링을 연결해야 하는데.. 부품을 보내주실때.. 닛플이 안맞네요.. 묘하게 나사산의 피치가 안맞는데.. 살살 달래가며
아예 피치를 새로 만들었고.. 조립하고 보니.. 이런.. 닛플이 잘못왔네요.. 일단 근처 유통단지에서 구해다가 해결..
연결하다가 아이고.. 맙소사.. 거꾸로 연결해서 복구하려고 피팅을 풀려고 했는데.. 스텐끼리 빠가가 났네요
( 나사산을 파먹으면서 다시는 못쓰게 된 것이죠.. ) ㅠㅠ.. 이리저리 시도하다 포기하고 다시 빼서 잘라서.. 근처에서 어떻게어떻게 복구..
이제 핸들이 돌아가네요.. 그런데.. 포트쪽 엔진의 컨트롤 케이블이 짧네요...
이것 때문에 이번주 출고가 안되었어요..
그다음은 연료 파이프를 이어야 되는데.. 아 진짜.. 욕나오는 수준이었어요.. ㅠ_ㅠ.. 결국 주유호스를 2시간을 걸려 깔기는 했는데 아...
연장을 몇번을 집어던진지 모릅니다. 연료호스를 뭘 쓸지 뻔히 알면서.. 어떻게 라인을 그모양으로 만들어 놓냐.. ㅠㅠ..
콘솔로 올라오는 라인을 90도를 꺽어버리면 어떻게 넣어요.. 두께 5밀리가 넘는데다 안에 철심도 박힌 몽둥이같은 호스인데 ㅠㅠ..
결국 넣고 연결은 했는데 벤트호스는 이제 못들어가고 다시 라인을 하나 만들어야 할 판이 되었습니다. 아이고..
내일은 연료라인 마무리하고 하네스연장에 외부 오일통 장착도 준비해야 합니다. 옵티맥스라서.. 이게 필요한데
이것도 원리를 이해하는게 자료를 찾아보면서 며칠 시간이 걸렸습니다.
다음주 초반에는 반드시 출고해 드러야 하는데.... 선주께서 이 배가 없어서 영업을 못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정말 죄송할 따름이죠.... 저도 압니다.
요 다음 포스팅에서는 완성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만 얼른 자러 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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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에 좀더 작업을 해서..
드디어 벤트를 뽑았습니다... 호스를 바꾸고 테이프를 거의 반통을 말고 구리스로 떡칠을 하니.. 뽑히는군요.. 3번째 도전해서 성공했습니다.
무시무시한 연료호스 철심 보이시죠.. 저걸 90도 꺾어넣은 것이죠.. --..
어디에도 연료호스를 팔지 않아 결국 유압호스를 썼지만 연료호스도 저렇습니다.
어설픈 호스는 휘발유를 견뎌내지 못해서 1년안에 절단납니다.
벤트도 깔끔하게
드디어 연료라인이 깔렸습니다. !
이제 월요일부터는 본격 배선을 진행할 수 있겠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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