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배려는 어느 선까지 가야 하는 것일까..
일상의 기록 2013. 9. 3. 04:01 |라덴입니다.
저는 저 생겨먹은 것이.. 남을 속이는걸 잘 못하고 잡아떼는걸 잘 못합니다. 어쨋든 제 입으로 말한 약속은 가급적 지키려고 하고.
대신에 안되는건 죽어도 안되는 좀 고지식한 타잎이죠. 가끔은 기분나쁜 사람이면 "댁한테는 팔지 않겠습니다 "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사실 제가 이 업을 시작한 이유는 유저입장으로 있으면서 너무 답답한 것이 많아서였는데 이게 또 업자의 입장이 되니
많은 것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최근에 몇몇 사례가 있었는데
1. 시폭스를 내보냈는데 당시 시운전시 좀 출력저하가 있는것은 저도 공감했던 바 엔진을 보니 2번실린더 압축이 상당히 좋지 않아
아마도 보링해야 할 상황으로 약속드렸던 1개월의 워런티 기간은 지났지만 그 전에 발생한 문제였기에 아무튼간에 같이 붙어
해결하려고 하고 있으며 수리비 일부도 분담할 예정..
2. 발키리를 보냈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못탈것 같다고 하시어 반품은 못하니 대신 팔아드리겠다 하여 아무튼 대신 팔아드림..
그간에 신경쓰고 정비하고.. 시운전 또 하고.. 왔다갔다. 보통이 아니었음..
3. 엔진을 판매했는데 RPM 타코가 안된다 하여 무슨 문제있는 엔진 판 사람으로 몰려 정품 게이지를 써 보자 좀 기다리세요.. 하고
결국 정품게이지를 써 보니 됨.. 아직도 가서 한번 설치해 드려야 하는 작업이 남아있음.. 왜 안되는지도 모르는 그 타코미터는
라덴씨가 결국 안기로 햇음..
4. 지방에 보트를 보내는데 전곡항이 옆에 있다고 해서 안전검사 대신 받아드림.. 실제 해보니.. 이게 보통 일이아님...
왔다갔다.. 시간에 경비에.. 띄우고 올리고..
5. 보트를 판매하는데 엔진대금 대신 작은 보트 세트를 받기로 하고 현물은 확인못하고 사진으로만 확인.. 일단 받아드리기로
했는데 전체적인 상태가 제값에 팔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음.. 현재 -20만원 손실을 보며 판매중이나 아마도 손실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
6. 특정보트를 세팅하는데 쓰기로 하고 재료들을 이베이에서 주문해버렸는데 도중에 캔슬하심.. 많이 미안해 하시고
물론 나중에 쓰던지 팔던지 하면 되겠지만 아무튼 라덴씨는 300여만원이 묶이게 됨..
7. 중고보트를 수입해 판매함에 있어.. 실물이 오기 전에 어떻게 계약할 수 있느냐.. 하는 신념에 죽 묵히고 시운전까지 해서
팔려고하다 보니.. 빚이 줄지 않고 정말 죽어남.. 아직도 고생중..
이런 일 말고도 참 여러가지 사례가 있는데.. 대충 생각나는 것만 적어봤습니다.
물론 위의 사례는 이미 제가 감당하겠다고 하고 결정이 난.. 이미 제 머리속에서는 더이상 고민의 대상은 아닙니다.
결정했으므로 다가오는 대로 받아 해결하면 될 일입니다.
다만 이런 결정을 할 때.. 늘 했던 생각은 ' 입장을 바꾸어 저런 상황이었다면 나한테 이야기하는 방법외에는 없지 않은가 '
라는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하다보니 점점 제 손실이 커지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손실이라는 것이 꼭 금전적인 것만이 아닙니다. 그 일을 해결하는데 들어가는 시간, 제 여력.. 이자비용 등등.. 모든것을
고려한 것입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의 시간과 리소스가 소중한 만큼 저의 것도 소중한 것이니까요..
제가 술담배.. 향략이라도 즐기는 사람이면 제가 누리는걸 줄여 손님들에게 쓰면 되는데 저는 그런 입장도 못되어서
저의 손실은 곧 제 가족에게는 직접적인 타격이 됩니다. 저야 어디서 라면만 먹고 굴러도 되는데..
제 처와 아이들은 그렇게 살기를 바라지 않아요. 누근들 그렇지 않겠습니까.
집에서는 아이가 또봇을 보며 아빠한테 또봇을 사달라고 조르는데 저는 주저해야 하는 그 심정.. 올 여름엔 한번도 놀러도 못갔다고
빈정대는 마눌.. 그럴 때 마다 현금흐름과 잔고를 생각해야 하는 저의 그 참담한 심정은 아마도 이해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실걸로 생각합니다.
( 사실 모든 가장들이 느끼는 지극히 평범한 것입니다.. )
미국 이베이에 가끔 판매자들이 자기물건들을 던지듯 판매하며 날리는 멘트중에 My loss is your gain.. 나의 손실은 너의 이득이다.. 라는
장렬한 멘트가 있는데 결국 그런 문제가 되는것 같습니다.... 내가 과연 지금 살만한 지경인가?.. 나는 누구의 입장에 서서 판단해야 하는가?
소비자에 대한 배려는 어디까지여야 하는가?..
결국 최근에는 몇가지 다짐을 하게 되었는데.. 제 성격을 제가 아는 만큼.. 책임을 지지 못하는 일은 만들지 않겠다.. 이런 차원들입니다.
1. 금액을 받기 전에는 절대 먼저 구매하지 않는다..
2. 중고엔진은 나 쓸것 외에는 수입하지 않겠다.
3. 지금까지는 업계의 관행을 무시하고 마이웨이를 달렸지만 이제는 관행을 따르고 이를 명문화해서 나를 보호해야 겠다. 특히 중고물건들..
4. 계약금은 계약 취소시 반환하지 않겠다.
5. 무언가를 계속 알아보기를 의뢰하시면서 구입하시지 않는다면 어느선에서 그어 명확히 거절하겠다.
6. 할 수 있는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명확히 해서 거절할 것은 거절하고 대가를 받아야할 것은 요구하겠다.
7. 동호회 등의 모임에서 절대 호형호제 하지 않고 절대 중립을 지키겠다.
8. 후불과 할부는 없다.
등등등등등......
점점 저도 기존의그들과 비슷하게 되는구나.. 싶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살아야 하고 최소한 가족들에게는 떳떳한 가장이 되기 위해
이제는 저를 보호하야 겠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신에 정확하게... 뻐꾸기 날리면서 뒤에 말바꾸는 그런 장사어치는 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제 제가 업을 기획하고 준비에 들어간지 1년입니다. 아직 수많은 정을 맞아야 할텐데.. 일단은 가보겠습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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