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에게 뭔가를 물어보실 때 생각해 주셨으면 하는 것
해피마린입니다.
슬슬 봄이 오고 있습니다. 이제는 해가 있는 시간에는 더위마져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시기가 이 정도가 되면 저희들 같이 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는 주말에 항상 급한 전화들이 걸려오기 마련입니다.
출항하면서 예기치 않았던 일들이 난감한 일들이 생겨 수습하고자 여러가지를 물어오는 일이죠..
10여년간 이런 전화를 응대하면서 여러가지 일들이 많았고 요즘은 나름의 요령이랄까.. 원칙이 하나 생겼는데
바로 전화를 건 분이 현장에서 이걸 제가 도와서 해결할 수 있을지 없을지 먼저 판단해야 하겠다... 라는 것입니다.
관련된 이야기들을 해볼께요..
1. 너무 모르는 분께는 아무것도 해결 해드릴 수가 없다.
사실 업을 하는 저희와 다를 수 있다 라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만
도음을 구하는 쪽에서 너무 모르면 대화가 불가능합니다..
다짜고짜 시동이 안걸려요... 라고 물어보면 기본적으로 봐야 할게 랜야드 스위치, 점화플러그 카브 정도인데
일단 각 부위의 표준명칭을 모르면 대화가 안됩니다..
랜야드 스위치.. 모름.. 그 안전줄 있잖아요.. 모름.. 키 근처에 꼽는
빨간줄 끝에 까만 부품 달린거 ... ( 외 각종 수식어 총출동.. ) 모름.. => 미침..
아이들 스크류... 파일럿 스크류... 를 설명하기 위해...
카브.. 모름.. 카브레다.. 모름.. 기화기.. 모름.. 앞쪽에 구멍 뻥 뚤린거 .. 모름.... => 환장함..
어찌어찌 카브 를 확인하고 스크류 찾는데 환장함... 사진찍어보내세요.. 캡쳐해서 동그라미 그려드림..
이렇게 설명하는데 15분이상 금방 지나갑니다.. 드라이버는 가지고 있으세요.. 아뇨.. => 미침..
이건 한가지 예시에 불과하구요.. 다른 파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
이렇게 되면 1시간씩 이야기해도 답을 내지 못합니다. 전화를 하는쪽 받는쪽 지치게 됩니다.
개중엔 정말 쉽게 해결되는 것들도 있습니다.. 그 5분도 안되서 해결할 일을 이해시켜드리기 위해
1시간넘게 통화한 적도 빈번합니다....
아무리 초보라 하셔도 최소한의 공부는 하셔야 합니다. 그게 싫거나 익숙치 않으시다면 시즌전 혹은
간간히 업체에서 점검을 받으시면 됩니다.
2. 좀더 많이 알고 있는 전문가 혹은 업체의 도움을 받으시려면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보통 뭔가 장애를 겪게 되면 업체나 지인들에게 전화로 물으시거나 게시판에 남기게 됩니다.
제가 항상 그렇게 댓글을 남기기도 합니다만.. 질문이 너무 두서없거나.. 너무 광범위 하면
일반 회원분들이 이런 저런 댓글들이 남기는데 정작 업체분들이 난감해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간단히 다른 분들보다 더 많이 알아서 그렇습니다.. 이게 자랑하거나 잘난척 하려는의도가 아니라
어떤 증상에 관련된 실마리가 너무 많아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난감한 경우가 있습니다.
결국 나오는 이야기의 범위는 본인의 경험의 테두리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죠..
그리고 저희같은 업체들은 말에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툭툭 던지고 지나갈 수가 없어요..
현재 그 시점에서 전후의 내용을 빠짐없이 말씀해 주시면 더 짧은 시간에 더 정확한 답이 나옵니다.
이런 건 업체에 가서 정비를 받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말씀을 안해주시면 저희도 못보고 지나가는 경우가
생겨서 같은 일을 두번세번 하게 됩니다..
3. 빠른 판단, 빠른 포기
보통 위와 같은 상황은 급한 경우가 많습니다. 런칭직전에 장애가 생기거나.. 표류를 하고 있거나..수습이
안되면 위험한 상황이거나.. 하죠. 어떻게든 수습해서 당일 일정을 망치고 싶지 않은 선주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런 상황에서는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합니다.
저같은 경우 '아 ... 이런 식으로는 끝이 나지 않겠다' 라고 생각하면 전화거신 분께
' 기분나쁘게 생각하지 마시고 ' 라고 양해를 구하고 ' 통화로는 설명을 다 드리기도 어렵고
알려드린다 해도 현장에서 조치가 안될것 같으니 근처의 샵을 가시거나 표류하고 있다면
일단 빨리 구난을 요청하셔셔 그 자리에서는 빠져나오시라.. 말씀드립니다.
울테라도 그렇습니다.. 많은 경우 현장조치가 어렵거나 실수가 생겨 더 상황이 안좋아질 것 같다면
오늘은 다 썼다 생각하시고 안전하게 접거나 묶으세요.. 라고 말씀드리죠..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게 맞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게 꼭 귀찮거나 돈이 되지 않거나.. 라는 이유가 아닐 수도 있다..
라고 이해해 주세요.
자가정비에 대한 질문도 대개 그러합니다.. 하시려는 분의 손재주가 좋지 않거나 경험이 없다면
자가정비를 하시려 벌이면 일을 더 키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난이도가 어려운 작업이라면
여기로 오지 않으셔도 되니까 근처의 업체로 가서 도움을 받으세요..라고 하죠..
4. 날로 먹으려 하지 않는 마음..
뭔가 궁금한게 있어 물어오는 분들을 보면 가끔 본인은 요만큼의 노력도 하지 않고
뭔가를 얻어가려고 뭔가를 해결하려고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게시판에서도 그렇고.. 전화도 그렇습니다.
하나를 말씀드리면 아.. 하나만 더 물어볼께요.. 이렇게 꽤 긴 통화를 하게 됩니다.
뭘 구입하면 될까요.. 라고 해서 이거면 되니 찾아보시라 하면 링크를 달라고 하죠..
부품을 물어보길래 이쪽 이런 이름의 부품입니다 라고 하면 품번을 알려달라고 합니다.
아니 무슨 엔진연식.. 2행정엔진의 연소 후 카본찌거기 누출등.. 간단한 검색으로도
바로 알 수 있는데 같은 질문이 계속 올라옵니다..
대화를 해보거나 글들을 보면 태도가 보입니다.
적극적으로 알려고 하는 분들에게는 더 이해시켜드리고 싶고..
그렇지 않은 분들이 계시면 실마리만 알려드리는 편이죠..
5. 감사의 인사
대개 개인 선주분들고 그렇지만 업체도 이러한 긴급 구난 (?) 연락에 가급적 도와드리려고 하지
꼭 돈으로 보고 돈으로 연결시키려 하지는 않습니다. 해결된것 같으면 기분도 좋고 그래요.
하지만 받은 쪽에서는 뭔가 도움을 받았다면.. 그게 현장이던.. 게시판이던.. 통화였던.
감사의 의사표시는 꼭 하는게 좋습니다. 뭘 달라는게 아니고 나중에 정리되고 덕분에 잘 왔다..
덕분에 잘 수습했다.. 감사하다 정도의 의사표시는 할 수 있잖아요 =)..
저희들도 사람인지라 기껏 도와드렸는데 아무 피드백 없이 업체라는 이유로.. 까페 회원이라는 이유로
당연하듯 받아들이신다면 ' 잘해줘 봐야 고마워하지 않는다 ' 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럼 오늘이 아니라 다음에 다른 누군가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사라지겠죠.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았다면 그건 당연한게 아닙니다.
감사를 달고 살면 좋은 일이 많이 생깁니다. =)
오늘도 잡스런 글 남기고 갑니다. =)
오는 시즌 준비 잘 하시고 안전히 보팅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