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마린입니다.
어제까지 하루종일 멍 했는데 오늘은 좀 한결 낫습니다.
몇몇분은 아시다시피 지난 한주는 미국에 다녀왔었습니다. 보통 연에 한번정도 미국 Worldcat 에 다녀오는데요.
이번엔 날짜도 어찌어찌 얽혀서 딜러미팅에 가기로 하고 스케쥴을 잡았었습니다.
사실 딜러미팅 행사 자체는 월-수요일 3일이었는데 저는 비행기 스케쥴로 인해 목요일에 출발해서 이번주 금요일
오후에 도착하는 무척 긴 일정을 잡았어야 했습니다. 좀 너무 길었던게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이번 딜러미팅은 Worldcat 공장인 Tarboro 가 아닌 New Bern 이라는 해안 인근 마을에서 하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시승때문이었던것 같습니다. 이쪽도 행사였기 때문에 저를 태우고 다닐 여력은 없었던것 같고
하여 차를 빌려 갔어야 했죠. 와이엇에게 떼를 써볼까.. 하다가 한번쯤 운전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 그렇게 하기로 했는데..
이 결정이 무려 출발 하루전에 결정되어 출발전날 렌트카 예약하느라.. 숙소예약하느라.. 거의 잠을 자지 못했죠.

렌트는 공항 근처의 렌트샵 중 가장 좋은 조건이 나왔던 알라모 에서 빌리게 되었습니다. 거의 1주일 단위로 렌트가 되는데
저는 6일에 자차+서드파티 대인대물 보험, 내비를 넣고 약 200불이 나왔습니다. 신청은 스파크를 빌려달라고 했는데.. 엑센트가 왔습니다..
Economic 에서 compact 로 업그레이드 해줬다고 하는데 저는 여기서까지 현대를 타고 싶지는 않았어요!

저는 올때마다 느끼지만 North Carolina 를 참 좋아합니다. 뭐랄까.. 번잡한 뉴욕같은 곳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다
구간구간을 이동할 때는 대자연을 느낄 수 있고 도심에 들어서면 또 사람살만한 동네이기도 하고.. 이 정도가 참 좋습니다.
( 하지만 정작 그들은 촌동네라고 하더군요 -0- ) 날씨는 정말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렌트해서 다녀야 하겠더군요.
길도 정말 찾기 수월했구요. 미국의 도로시스템은 정말 칭찬할만 합니다. 도로명 주소를 쓰려면 이렇게 설계되어야 한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별히 눈을 떼지 않는다면 헤메일 염려는 없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주 심플했지만 정말 뛰어난 Garmin 내비.. 나중에 하나 사두려고 합니다.
목적지인 New bern 더블트리 by 힐튼 입니다. 처음엔 여기가 맞나? 싶었는데 맞더군요. 우리나라에서는 힐튼호텔? 하면 막 어마어마한 5성급 호텔이 떠오르지만
제가 느낀 미국의 힐튼은 가지각색인데 대체로 Above normal 한것 같고 지역별로 규모도 제각각입니다. 물론 inn 보다야 훨씬 낫죠~!
시간이 많이 남아 동네를 한바퀴 빙 둘러보다 펩시의 고향이라는 특이한 이정표를 발견하고 찾아가 봤더니..
( 덕분에 그런지 동네 어디서도 코카콜라를 보지 못했습니다. )
펩시콜라가 시작된 약국이 나오더군요.. 물론 지금은 펩시 바 - 입니다.
" 브래드의 드링크 " 에서 나왔다고 하는데 코카콜라도 비슷한 출발입니다.
동네 여기저기 서 있는 곰탱이.... 아마도 곰이 이 마을의 상징인듯 했습니다.



사진을 다 찍지는 않았는데.. 거의 집집마다 곰탱이들이 있습니다.
마을 가득한 고풍스러운 건축물들..

옛 시청건물..



마을 전체에 옛 건물들이 그대로 보존되어있는 곳이 많았고 1700년대의 교회도 잘 남아있더군요..
물론 아직도 종이울리며 교회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정말 좋아요..
다음은 강가에.. 그리고 호텔 뒤쪽에 있는 마리나로 가 봤습니다.


무슨 일개 지방 마리나 규모가 수영만 요트경기장보다 큽니다.. 아마 국내 마리나를 다 모아도 이보다 작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요.
( 몇군데 없잖아요! ;;; ) 차이가 나는 건 어쩔 도리가 없더군요..
먼저 도착했으니 보트를 먼저 보라고 와이엇이 마리나 번호를 알려줬기 때문에 들어가 봅니다.
아... 센터콘솔의 끝판왕.. 월드캣 320 CC가 있군요..


콘솔이 앞으로 가 있는듯 하지만 덕분에 시트와 라이브웰이 다 붙고도 뒤쪽 공간이 매우 여유롭습니다.

300마력 트윈이 올라가 있습니다.

전동 어시스트 파워스티어링과 어마무시한 칵핏 공간..

좋습니다.. 전방의 날씨등으로 인한 장애물은 전부 막아주겠더군요..

기대서 잘 수도 있을것 같은 콘솔 내 공간입니다. 보통 화장실이 많이 들어갑니다.

모든 구조물은 전부 일체형에 알미늄에 화이트 아노다이징한 것들이라.. 퀄리티가.. 휴 -

라이브웰입니다. 크죠...
시승을 해본 즉은.. 큰 덩치에 비해 상당히 경쾌하게 나간다는 점이 놀라웠구요. 턴을 할때 바깥으로 기울지 않는 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 이게 월드캣 계열의 공통적인 특징입니다. )
안정감등은.. 뭐 더 말할 필요가 있나요..
사실 기본적인 주행감각은 23피트부터는 아주 크게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사이즈가 커지는 만큼의 공간, 안락함, 속도가 더해지는 것이라 보시면 됩니다.
시승했던 구간은 바다에 인접한 강가였기 때문에 큰 파도를 경험할 수는 없었습니다. ( 만.. 파도가 와도 뭐 예상할 수 있는 정도겠죠.. )
이외에 이번에 새로운 컨셉으로 개발한 280CC-X도 볼 수 있었습니다.


스타일을 혁신하자... 라는 의도였던것 같은데.. 의도는 알겠는데 아직까지는 팍 와닿지는 않은 느낌입니다.
이런식의 디자인의 파격은 야마하 SR-X에서 볼 수 있는데요.
이 계보를 보면..
AR ( All Round ) 계열에서 .. ( 80 ~ 90년대 중반에 나오던 올라운드 모델입니다. 현재 나오는 제트보트가 아니구요. )
SR 계열로 이어졌고.. .. SR-V가 대표적이죠..
현재 SR-X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SR-X 는 Style Revolution -X 라는 코드네임으로.. 새롭게 나온 보트인데..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일단 가장 주행능력이 그다지 나아진게 없다.. ( 개인적인 평가입니다. ) 라는게 가장 큰 이유인데요.. 이것은 일본계 레저보트 설계의 철학이
바뀌지 않는 이상 쉽게 변할 수 없을것 같구요..
다만 역시 야마하답게 보트를 아주 아기자기한 모터사이클로 말하자면 스쿠터같이 아주 접하기 편한 유니트를 만들어버렸죠..
공간만으로 보면 예전에 나왔던 모델보다 못합니다만.
아무튼.. 월드캣의 28CC-X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많이 벗어나지는 않았다 하는 느낌이다를 말씀드리려고 했던 것이지
여전히 훌륭한 보트입니다.
여러가지 디테일이 많이 변했고 헐 앞부분이 좀더 날카롭게 제작되었습니다. 아직 프로토타잎이라고 하는데
금액도 상당할것 같았습니다. 300마력 2기로 시속 100킬로(60마일) 에 육박하는 속도가 나왔음에도
그렇게 위협적인 느낌이 없었습니다.
여러가지 전자장비들이 탑재된게 특징인데그중 Seastar 의 옵티머스 스티어링 시스템을
이번에 처음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음.. 정말 인상적입니다. 조이스틱으로 배를 컨트롤하게 되는데
트윈이상의 엔진을 컨트롤할 때 각각의 엔진에 각각의 실린더를 얹어 엔진을 조작해서
제자리에서 전후좌우 ( 좌회전, 우회전을 포함한 ) 혹은 앵커링, 헤딩락 기능등 모든걸 구사하더군요..
물론 오토파일럿을 지원하지는 않습니다.
지금 앵커링중인데요.. 자세히 보시면 두 엔진의 각도가 다른걸 볼 수 있습니다.
스티어링 시스템이 엔진의 변속과 스로틀까지 제어하면서 가능하게 된 것인데
전자식 컨트롤이 되는 225마력 이상의 엔진을 지원하고 옵션금액도 토탈 2천만원이 넘어가는
고가의 장비입니다. ( 헬륨, 실린더, 파워스티어링펌프 및 모든 제어시스템 포함 )
그래도 큰배에는 달만 하겠더군요. 여러가지 컨트롤이 놀랄만큼 수월해집니다.
덧붙이면 이 제품을 설치, 판매하려면 미국으로 날라가서 교육도 받아야 해요..
아무튼 기술은 계속 진보하고 있습니다.
딜러미팅의 내용은 기존 모델에 대한 피드백이나 성토의 장이 되기보다는 앞으로 무엇을 만들 것인가.. 에 대해 많은 시간이 할애되었습니다.
저는 주로 리빙스턴을 판매하고 있었던데다 듣는데 온 신경을 집중해도 모자라 조용-히 듣고 있었는데요.
여러가지 이슈들이 나오더군요.. 제 이야기는 나중에 메일로 전달했습니다.
전국의 딜러중 70% 정도가 참가했는데 아무튼 쟁쟁한 딜러들과 인사도 나누고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내년에는 뭔가 좀 이야기를 할것 같아요.
한 딜러가 이야기했는데.. 우리는 월드캣 큰 사이즈를 팔기에는 좀 이르다고 했더니.. Think Big! 이라고.. 왠지 그말이 가슴에 남더군요.
Think Big 하기로 했습니다. =);;
마지막 날은 월드캣 공장투어였는데.. 돌아가 보니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앞쪽에 쌓여있던 몰드의 무덤을 싹 치워내고 안의 라인 역시 전부 개선해서 생산효율을 많이 개선했더군요..

( 몰드의 무덤이 있던 자리에는 출고준비중인 295DC와 255DC가 나란히 ! )
작업환경도 많이 좋아졌구요..
( 라인에 흐르고 있는 대수만 해도 16정 이상이었습니다.. 크.. )
리빙스턴이 생산중단된 가장 큰 이유는 이 공정의 문제였는데요.
보통 ( 특히 월드캣의 경우 ) 적층-탈형-커팅-내부공사-접합.. 이런 식으로 진행이 되어야 하는데 리빙스턴은 구조상
공정이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왔다갔다 해야 해서 전체 흐름에 많은 방해가 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아예 작업라인을 따로 만들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내년에는 다시 생산될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른 딜러들 다 보내고 국내에 남은 한가지 과제에 대해 많은 토의를 했는데요.
12T와 16 ( 155 ) 의 국내 생산의 건이었죠. 사실 하자면 진작에 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이미 한국보트같은 업체에서 하기도 했었구요.
남이 이루어 놓은 것을 아무 허락과 양해 없이 몰래.. 그냥 배끼고 자기것이라 우기는...
그렇게 쥐** 같이 일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난 3년여간 끈질기게 설득해 온 것이구요.
기존에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이번에 월드캣 대표 및 해외판매 담당과 함께 구체적으로 답을 낼 수 있었습니다.
메일로 그렇게 답을 구했는데.. 명확한 답이 없어서.. 사실 이번에 온 가장 큰 목적이기도 했어요..
결론만 말씀드리면.. 12T와 16을 국내에서 만들기로 했고 Livingston 이라는 상표는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14 역시 월드캣이 생산을 재개하기까지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일단 월드캣 역시 리빙스턴 라인을 아예
포기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지켜줄 것은 지켜주어야 했던 것인데.. 저는 이정도로도 만족합니다. 큰 수확이죠..
사실 월드캣에서는 특히 16을 복원하는 일에는 매우 부정적이었습니다. 거꾸로 저를 설득하려고도 하고..
중요한 결정에 대한 이야기는 피하는 분위기였습니다만.. 질기게 물고 늘어져 대답을 얻어낸 것이었지요.
속으로는 정말 감격했습니다.
물론 만드는데 있어 공짜로 된건 아니고 결국 어떤 식으로든 몰드비용을 지불하게 되었지만 아무튼
당당하게 일을 추진할 수 있게 되었고 필요한 생산을 진행해도 월드캣 딜러를 유지하는데도 아무 문제가 없게 되었습니다.
또한 위 모델을 가지고 몇피트를 제작하던 제 뜻 대로 리서치해서 만들 수 있는 길도 열렸구요.
특히 NMMA인증에 얽매이지 않고 내부구조를 우리실정에 맞게 커스텀할 수 있게 되었고.
더불어 공식적으로 허락을 얻어냈기 때문에 제작에 대한 여러 기록들 역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3년간의 설득이 열매가 된 순간이었죠..
물론 앞서 말씀드렸듯 저는 리빙스턴의 현행모델은 14와 19피트에 준하는 모델은 개발하지 않을 것입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배다운 배를 만들어 보급하자.. 라는 나름의 목표도 있습니다만
그보다 앞서 제가 이 일을 그만두기 전 까지는 월드캣 딜러입니다. 이러한 결과를 만들 수 있었던 것도
제가 월드캣의 지적재산을 존중했기 때문에 그들도 제 희망을 존중해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야기를 마치면서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 더 나은 시장을 만들어 내년 말에는 꼭 23피트 시리즈를 오더하도록 할께. "
저는 정말 그렇게 할겁니다.
이제 새 모델들의 생산준비도 해야하고... 앞으로 받아놓은 남은 일들은 10월까지 쳐내고
앞으로는 새 모델 개발에 전념할 계획입니다.
계획으로 보면 12T는 올해 안으로.. 16(혹은 이상)의 모델은 내년 중순 출시가 될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16(?) 은 구조가 좀더 복잡하고 부분부분 제작해야 하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세부적인 일들은 간간히 게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