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의 출고
해피마린입니다..
이미 지난 일요일 일이 되는군요..
사실 전주엔 거의 사람답게 살지 못했기 때문에 휴일에 아이들과 좀 보내려고 했는데
갑자기 포장공사일이 당겨지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어휴..
이번 출고는 진작에 배가 판매되었던 것인데.. 선주께서 엔진을 사오셨지요. 업체인 저보다 손님께서 엔진을 싸게 사오시는 분들이 많아집니다.
어딘가를 통해서 사오셨을텐데.. 아무튼 콘솔과 세팅 역시 다른 곳에서 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아마 그 업체에서 알아서 싸게 잘 해줄게 라고 하셨던 모양입니다.
( 나중에 알고 보니 엔진을 구입하신 곳과 세팅을 의뢰하셨던 곳은 다른 곳 이었습니다. )
엔진 콘솔 레일 등등 모두 맡기셨다고 해요.
요는 결과적으로 작업을 약속했던 업체는 돈은 다 받아놓고 거의 3개월동안 손하나 대지 않았고
선주께서는 진작에 슬슬 날이 풀리는 시기에 발만 동동 구르고 계셨으며
만들었다는 콘솔은 제가 2013년.. 초년식에 썼던 모양에 길이가 쓸데없이 길어졌고.. 콘솔의 핸드레일과 등받이 등의
철물, 쿠션이 일체 없었으며.. 심지어 세팅을 위한 해치도 장착되어있지 않았습니다.. 그 콘솔을 40만원에 사셨다고 해요..
제가 말안장 콘솔을 견적하는게 60만원입니다. 아마 철물에 해치에 쿠션국내에서 만들면 아마 추가로 35만원 이상의 견적이 나올 판이었는데..
아무튼 선주께서 여러 불편한 마음을 호소해 오셨고 저는 지금 있는 콘솔은 포기하시는게 낫다 말씀드리고
콘솔은 제치로 교체. 장착은 그대로 진행했습니다.
요게 2016년식(?) 콘솔입니다. 사용자들의 요청에 따라 윈드실드 높이를 좀 올리고
뒷사람이 잡을 수 있게 등받이에 손잡이를 달았습니다.
엔진은 도하츠 50 입니다. 도하츠 50의 특성상 적정수준으로 거치높이를 수정했습니다.
( 혼다와 체적이 같더군요.. )
엔진을 세팅하는데 빠진 부품이 있어 ( 엔진쪽 케이블 엔드 ) 총판에 요청하시라 말씀드혔는데..
총판에서는 판매처를 통해서 이야기하라며 거절했다고 합니다. 당연히 판매처에서는 나몰라라 합니다.
그게 빠졌을리가 없다고.. 물론 그게 맞지만 그게 빠진걸 선주가 어떻게 증명할 방법은 없잖아요..
결국 선주께서는 더이상 스트레스를 받을 수 없으시다며 자비처리하시기로 했습니다.
부당하다 생각했지만.. 저도 몇번 겪다보니 이제 놀랍지도 않고.. 무엇보다 그들이 저렇게 나온다면
저도 더이상 어떻게 개입할 수가 없었고 다행히 제가 가지고 있는 엔진에 제치 부품이 있어
일단 사용했습니다.
사실 이러한 경우는 판매처( = 대리점 )를 경유하는게 맞습니다. 그러라고 대리점이 있는 것이고
그러한 중간과정 및 보증기간내에 벌어지는 일을 해결하라고 대리점에게 소정의 수익을
낼 수 있게 해주는 것이지요.. 중고물건도 아니고.. 싼가격에 팔았다고 모르쇠하는 것은
올바른 모습이 아닙니다.. 또한 선주들께서도 그러한 부분은 존중해 주시고
얻어낼 것을 얻어내어야 하는것이 정상적인 유통입니다. 특히 정비가 필요한 물건들은
그런것 같습니다.
뒷모습입니다.. PVC 스프링 마감은 아직 안한상태입니다. 선수레일은 처음 맡겼던 업체에서
제작하기로 하셨다고 합니다. 저도 기대가 되네요.. 순정보다 더 예쁜 퀄리티로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 나중에 업체와 협의하여 그냥 제치를 끼우시기로 했습니다. )
앞모습입니다.. 이제 콘솔에 완전히 앉으면 바람을 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아침에 와서 실링 마무리 하고 필요한 만큼만 길들이기중입니다.
완전히 하려면 10시간이 걸리고 제가 엔진을 핸들링했을때 진행하게 되는데 보통 이틀이 걸립니다.
( 냉각수조의 냉각수가 과열되어 식혀야 합니다. 800리터를 넣어 돌려도 그렇게 됩니다. )
연료도 꽤나 들어가는 일이구요.
일단 내일 시운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2천중반까지 2시간정도로 풀어줬습니다.
깨알 같은 자원절약 -.-... 한국은 물부족 국가입니다. -.-.. 오랫만에 정원의 나무들이 회식을 했네요 =)
배에 쌓인 먼지도 좀 씼고 =)..
이번 건을 마무리하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는데..
배 제작사에서 엔진을 올리는 비용에 대해 너무 아깝다 생각치 마시기 바랍니다.
생각보다 자잘한 일들이 많구요. 그리고 자기가 파는 배는 자기가 세팅하고 타보고 검증해야 맞지요..
혹은 외주를 주려면 한군데에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데이터가 자꾸 누적되고 더 정교한 세팅이 되겠지요.
둘러보면 그렇지 못한 분들도 많은데 이건 정상이 아닙니다.
콤비는 장점도, 단점도 모조리 튜브가 뭉개고 가기 때문에 어느정도 틀어진 것들은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데..
FRP는 다릅니다. 정말 예민하고.. 작은 세팅값의 변동도 몸으로 느껴집니다.
엔진의 높이, 거리, 콘솔 및 운전자의 위치. 무게배분, 플롭 피치. 트림탭의 각도 등..전부 누적된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 저도 다른 회사의 배를 작업할 떄는 제작사에 물어보고 합니다. )
이러한 번거로운 노력들은 결국은 보다 나은 성능이 되고 그런 것들이 쌓여 좋은 배로 자리잡는 것입니다.
이런저런 것들의 판매점들이 좀더 책임감을 가지고 일했으면 좋겠다.. 생각도 들었구요..
물론 이러한 모든 현상은 선주들이 만들어 놓은 것이고.. 역시 선주분들만이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 지출하는 사람의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내일 시운전을 실시하고 안전검사 받고.. 교정할 것이 없으면 바로 출고입니다.
선주께 오래오래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 주었으면 합니다.
긴글 읽으시느라 고생하셨네요.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