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자를 위하여

보트 선형의 이야기.. 마지막편.. 선수, 선미의 형태와 주행, 보트에 담긴 철학에 대하여

라덴氏 2012. 12. 4.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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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덴씨입니다. 


근 1년간 이런 저런 화두로 집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적은 양들을 보면 제법 되는것 같습니다. 

여러번 말씀드렸듯.. 저는 그렇게 전문가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2년여 이런저런 공부를 통해서 이제사 지금은 조금 아는 정도.. 약간의 통찰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제 글은 그런 제 공부의 기록입니다. 그래서 상당히 초보지향적입니다. 

한가지 아쉬운건 보팅계에 그렇게 내노라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데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지식이 오픈되어 축적되는 모습은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저보다 더 멋지게 쓰실 수 있는 분들이 참 많으실텐데..  아쉬울 따름입니다. 

그간 선외기 글부터 시작해서 보트 선형에 대한 글을 두서없이 적어왔습니다. 

오늘은 전에도 잠시 언급했던 선수, 선미와 주행의 관계..

그리고 지난번에 역시 언급했던 보트의 철학에 대해 다시한번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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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보트를 운행할 때는 바닥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잘 모릅니다. 

 그래서 보트를 구입하서나 하면 옆에서 주행하는 것도 한번은 보셔야 하기도 하구요.,

아무튼.. 과연 어떻게 하면 이걸 효과적으로 설명드릴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본 바 하나의 소재를 찾았습니다. 

네네 보시다시피 치즈입니다.  바다를 치즈로 생각합시다. .



그리고 배는 칼로 보도록 하지요. 

보통 칼로 자를 때는 위에서 내려치거나 앝뒤로 썰곤 하지만.. 우리는 배를 생각해야 하므로 


이런식의 이미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때는 고정적인 변수로 먼저 선체의 무게와 선폭, 그리고 엔진의 출력을 먼저 생각해봐야 할것입니다.

    보통 파도는 맞은편에서 오는 에너지의 덩어리 = 치즈 입니다. 

    선체가 이 에너지를 밀고 나가는 데는 아래와 같은 변수가 작용할 것입니다. 

    * 선체의 단면이 작을 수록 저항을 덜 받으므로 밀고나가기가 쉽다. 
      즉 같은 트랜섬이라면 선폭이 좁은 배가 더 밀고나가기 쉽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 배가 무거울 수록 추진에너지가 더 필요하겠지만 그만큼 추진력이 더해지기 때문에 밀고나가기가 쉽다.
      즉 무거운 미국배가 더 우거운 엔진을 달고 다닐 수밖에 없겠지만 파도를 좀더 부드럽게 밀고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익히 알고 계시는 이 두가지 변수의 관계는 같은 걸로 무시해 보고 단지 형태만으로 보도록 합시다. 

    그럼 아래의 두가지 헐을 보도록 하죠.

    



 위 사진은 야마하의 고전 F-17 이고 아래 배는 저의 Chaser 480 입니다. 사실 둘다 야마하 헐이지만

 나온 시기가 좀 다른 아이들입니다. 크기는 거의 비슷비슷 합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선수에서 킬

 최하단까지 내려오는 각도가 다른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체이서쪽이 좀더 뒤로 가 있지요. 



 결국 이런 모양새가 될 것입니다. 그럼 단순화 시킨 위 모양을 칼날이라고 생각하고 칼을 쑥 - 밀어서 

치즈를 잘라본다고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치즈가 되었던 파도가 되었던 배는 선체로 부력을 받기 때문에

결국 파도를 가르면서( =부력을 받으면서 ) 파도에 올라타게 될 것입니다. 

치즈로 생각하자면 턱 하고 충격을 받으면서 치즈를 자르면서 칼이 올라타겠죠. 


다시 배로 돌아오면 선체의 스펙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 같은 부력을 체이서 쪽이 좀더 나누어서 받으면서 

더 늦게 떠오를 것이라는 점을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곳 승선감의 차이로 이어지게 됩니다. 

같은 속도에 같은 파도를 만나도 훨씬 부드럽게 넘어간다는 것입니다. 


만약 위에서 찍어내리는 경우.. 즉 1번째 파동을 맞아 올라간 후 2번째 파동을 맞을 때 오는 충격도

좀더 덜하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같은 충격량을 더 긴 거리로 나누어 받기 때문입니다. 


단 체이서 같은 경우 선수가 많이 깎여있는 만큼 선수의 부력이 낮아지는 결과가 나오게 됩니다. 

따라서 정선했을 때 앞으로 쳐지는 일이 생길 수 있고 파도를 넘어갈 때 너무 저속으로 대응할 경우

꼬꾸라지면서 물이 많이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이는 선체가 좋고 나쁨이라기 보다 특징으로 보시는게

맞습니다. 


이와 같은 알고리즘으로 생각해 본다면 선체의 모습만 보아도 대강 어떤식의 주행이 될지 예상해 볼 수 있고

패도 등에 튕길때 어디서부터 어떻게 충격이 올지.. 운전자와 동승자는 어떻게 느껴질 것인지 등등에 대해

비교적 높은 정확도로 예상해 보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그럼 선폭과 헐의 각도는 어떨까요


 보통 2000년 이전의 ( 혹은 동 시대의 몰드를 카피한 )  선박에서 보면 미국쪽 설계와 일본쪽 설계가 많이

나누어지는 편입니다. 아주 쉽게 생각하면 일본 몰드는 가볍고, 상대적으로 폭이 좁은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가벼운 엔진을 걸죠.  반면 미국배는 폭이 넓고 무겁고 고마력의 엔진을 걸고 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Sea fox 16CC 입니다. 2분 50초 정도 부터 보시면 정면으로 달려오는 장면이 있습니다. 

16피트이면서 2미터가 넘는 선폭을 가지고 있어 그냥 봐도 상당히 넓습니다. 

그만큼 헐의 각도는 넓어지고 평평하게 됩니다. 점점 배스보트 같아지게 되지요.. 

이 때문에 앞을 날카롭게 뽑기 위해 삼동선 스타일을 띄기도 합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어느것이 먼저인지 모르지만 폭이 넓어지면 물을 가르는게 폭이 좁은 선체보다

더 둔해지고 파도에 튀게 됩니다. 원래 모양만 보자면 미국보트는 롤링은 덜하겠지만 날렵하게 

파도를 가르는데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신에 그만한 무게가 있고 그만큼 큰 출력으로 

밀어주기 때문에 우직하게 밀고 갈 수 있고 그만큼 안정된다는 인상을 주게 됩니다. 

  

야마하 올라운드 SR-V 의 후속 SR-X 21피트 입니다. 여러 테스트를 볼 수 있는데. 

제가 볼때 SR-V 와 많이 다르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다만 4사이클 70 마력으로 가는게 인상적이죠.

최근의 일본 몰드들도 많은 변화가 접목되고 있지만 모든면에서 아직까지 

그 DNA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것 같습니다. 


차라리 이 영상에 나오는 몬토크 19 피트쪽이 밀고가는것이나 파도에 튀는 것이나.. 보면 좀더 나아보입니다.

트로피는 무슨 미사일 날라가는것 같아 멋지죠.. 다만 실려있는 엔진들은 다들 후덜덜 합니다. 


선미의 경우는 대개 평평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선미에 엔진이 걸리게 되고 그만큼 많은 부력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선수가 날카로운 만큼 

선미에서 받쳐주지 않으면 롤링이 감쇄할 목적이기도 합니다. 

또하나 선미쪽이 평자로 가게 되면 활주시 더 빠른 속도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만 큼 물에 잠기는 부분이

줄어들면서 저항을 덜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배스보트들을 보시면 이해가 빠르실것 같습니다. 


다만 그의 역효과로 후미가 평자에 가까울 수록 파도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앞에서 쪼갠다고 해고 

배는 계속 나아가기 때문에 파도의 영향이 남아있기 마련인데 평자로 가면 갈 수록 이러한 조그마한 

에너지에도 영향을 많이 받으면서 배가 솓구치거나 선체에 충격이 많이 가며 빠른 속도에서

방향이 어긋나기도 합니다. 선미까지 깊은 V형을  띌 경우 속도 및 연료효율면에서 불리하겠지만 

좀더 나은 승선감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의 흐름의 한 모습인 배의 선체에 정답은 없습니다. 모든 요소들이 하나를 주고 

하나를 얻는 식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우리가 일상적으로 시동을 걸고 스로틀을 당겨

운항하는 그 행위에는 수많은 물리적인 에너지의 거래가 복잡하게 얽혀있습니다. 

 그것을 우리는 배의 가격.. 연비.. 등의 우리가 생각하고 싶은 대로 편안한 개념으로 

압축하여 표현하고 있을 뿐입니다.  유일하게 정답이 있다면 그것은 선장의 마음속에 있을 것입니다.

오늘도 수많은 선장들이 자신들의 마음과 배를 저울질하고 타협하면서 운항하고 있을 것입니다. 



결어.... 보트에 녹아있는 철학에 대하여


제가 지난번 언젠가 배의 설계에 대한 철학에 대하여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 말구요.. ;;; ( 소크라테스입니다. )


배라는 것은 다들 그들의 목적이 있고 그 목적에 따라 모양이 결정되며 나름의 특징을 가지며 

엔진의 폭발에너지를 이용해서 앞으로 나아갑니다. 자동차가 움직이면서 소리도 나고 풍절음도 나고 열도 나듯이 

그 에너지는 선체에 의해 다양한 모습으로 변환되어 사라지게 됩니다. 앞으로 가던.. 물살을 튀기던.. 

다이빙을 할 때 입수할 떄 물이 적게 튀기는 것을 보고 점수를 매기듯이 우리는 주행을 보면서 

자신의 판단 기준에 따라 점수를 매기게 됩니다. 거기에 좋다 나쁘다.. 정답이 있을까요?

그것보다는 나의 요구사항이 무엇인가.. 를 자문하는 것이 순서일 것입니다. 

 그래서 저도 선박 관련해서 상담해 드릴때는 항상 먼저 여쭈어 보는 것이 몇명이 어떻게 타실 것이며 

예산은 얼마이며 한번 출조비용이 어느정도인지.. 이런 곁다리를 많이 여쭈어 보게 됩니다. 

어떠한 배가 좋고 나쁘다는 것은 나의 마음으로 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안타까운 것은 척박한 마린시장을 가지고 있는 우리실정에서 그렇게 비교해 볼만큼 많은 모델도 없고

선택이 폭이 좁다는 점입니다. 정해진 모델중에 강요받는 느낌이랄까요..

물론 구매력이 그렇게 되지 않는 다는 점도 있고 앞으로 차차 나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물론 그러한 가격적 문제로 여러 카피몰드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산에 참여해 본 결과 느낀 점은 


그것이 얼마나 오만한 도전이었는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몰드를 카피하려면 정말 그 선체에 대해 모든 것을 이해한 후 겉모양만이 아니라 내부 구조 및 

무게 까지 모든 것을 100% 카피하거나.. 그 모든 이해 속에 개조가 이루어져야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설계자의 의도에 대한 이해와 겸손한 마음을 토양으로 관련지식과 경험을 쌓은 후에야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죠. 저는 앞으로 갈 길이 멉니다. 


물론 새 몰드가 되었던 카피몰드가 되었던 그 모든 가치를 인정하느냐 아니냐는 

전적으로 지갑을 여는 소비자에게 달려있습니다. 장사꾼의 입장에서는 잘 팔리면 좋은 것이고 

안팔리는 나쁜 것입니다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배라는것은 레저활동의 도구인 동시에 때로는 사람의 생명을 좌지우지 할 수 있기에.. 

그래서 우리가 스스로 꾸준히 공부해야 하며 지식은 정리되어 공유될 필요가 있다 라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구입을 하던 업글을 하던 어떤 경우에던 나의 마음이 가는 곳을 명확히 하고 보트를 통해

설계자의 의도와 철학을 좀더 잘 이해할 수 있다면 좀더 적은 시행착오를 통해 정답을 향해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끝으로  부족한 글 시리즈를 읽어주시고 격려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잠시 쉬었다가 보트의 최적화에 대해 도 여러 글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아마 첫번째 화두로 무게 밸런스나 프로펠러의 최적화 등을 다루게 될 것입니다. 


질문이나 기타 여러 커뮤니케이션은 옆에 있는 상담하게 메일을 통해 주시면

빠른 회신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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