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슬픈 출항
라덴씨입니다.
어제는 한국레저보트 클럽 게시판에 하나의 게시글이 올라왔는데..
바로 입파도 사건의 조사를 위해 변호인단이 현장을 가보고자 하시는데.. 배가 없다고 하셔셔 배를 몰아줄 수 있는
사람을 구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사실 라덴씨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이 일을 돕고 싶었는데 잘되었다 싶어
오늘 제가 가겠다고 말씀드려 조인이 되었습니다. 잘못한 사람은 벌을 받아야죠..
출항을 기다리고 있는 라덴씨 애마 블랙버드 입니다. 선명을 짓고나니.. 어디가 블랙인지 -_-;; 눈씻고봐도 블랙은 찾아볼 수가 없네요.. ;;
간조가 11시 40분이었기에 전곡항에서 9시 40분쯤 띄우면 되겠다.. 생각해서 도착해 본바.. 턱이 져 있군요..
오늘 물이동이 많은 날이었던 것입니다. 벌써 빠져버렸네요. 해서 일단 크레인으로 배를 내렸습니다.
출항하려고 보니.. 안개가 자욱하네요.. 거기에 중국발 스모그까지 가세해서 시야가 너무 좋지 않아 좀더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아무튼 11시 10분쯤 출항!
오늘의 할 일은 입파도로 이동하여 현장을 답사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전해들었던 아이를 건진 해경 배의 이동경로는 이번
항해에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일단 현장답사에 무게를 두고..
사실 이번건은 무척 아쉬운게 많았는데 어찌보면 일어나지 않아도될 사고였고 어린 아이가 사망한 안타까운 인사사고가 있었기에
저는 이번 일은 뭐가 되었던 좀 돕고 싶었는데 오히려 이렇게라도 해드리니 좀더 마음이 편했습니다.
누구나 다 볼 수 있는 블로그인 만큼 자세한 이야기는 적지 않겠지만 ( 사안이 민감하기 떄문에 .. ), 저는 오늘 오셨던 분들이
변호사분인줄 알았는데 유족이시더군요. 번호사도 손놓고.. 검찰에서는 불기소... 이런 상황에서 죄를 입증하고자 직접 여러가지를
수사하고 계셨습니다. 상당히 힘든 싸움을 하고 계신 것이었습니다. 당시에 금강호에 타고 있었던 사람들도 이미 회유되어
한통속 같다고 하는것 같더군요..
많은 분들께서 짐작하시는 만큼.. 이 건은 가해 선장의 고의성이 매우 짙은 사안이었습니다... 사실 저도 바다에 나가면 유선배나 어선...
어선은 그나마 나은데 유선배는 아주 대놓고 위협을 하는걸 겪은게 한두번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를 입증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바다는 0.8 ~ 1 미터 수준의 평이한 바다였으나 시계가 좋지 않고 낚시를 하러 가는것이 아니었기 떄문에 3800 Rpm 정도로 살살 주행했습니다.
입파도에 도착.. 저쪽에 등대가 보입니다. 시계가 좋지 않았던건 스모그 때문이었던것 같고 보시다시피 물이 엄청 빠져있습니다.
도착해서 현장을 둘러보고 제가 당시에 목격했던 것들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저말고도 동승했던 목격자 4사람이 더 있습니다.
이리저리 말씀을 들어보니 상대편에서 좀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을 하고 있는것 같았는데 선박의 물리적인 특성에 대해 몇가지를
말씀드리고 이런 부분을 치고들어가면 되시겠다. 말씀드렸습니다. 말씀드렸듯.. 누구나 볼 수 있는 곳이고 민감한 사안이므로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도록 하구요.
1시간쯤 현장을 둘러본 후에 천천히 회항하였습니다. 뜨거운 피를 가지고 계신 분들께 해드릴 수 있는 건 점심칼국수 뿐이었네요!! ㅠㅠ
당일 다른 목격자들을 만난다고 하시어 자리를 파하고 정리하고 돌아왔습니다. 차후에 필요하면 증언대에 올라가기로 했구요.
저도 물론 소정의 경비를 받고 한 일이지만 이 일이 잘 해결되어 법이 공정한 심판을 해 주기를 바라며..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아이의 넋이 편히 쉴 수 있게끔.. 무엇이든 잘못한 사람이 벌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살아있는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인것 같습니다.
유가족분들 힘내시고 이후에 무엇이든지 도움이 필요하시면 연락하세요.
라덴씨는 여러분의 편입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