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

약속의 가치

라덴氏 2013. 9. 22. 01:31
728x90

라덴씨입니다. 



오늘은 추석연휴의 막바지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늘 삼천포를 다녀왔습니다.  위의 사진은 오늘 제가 운전한 거리이죠.. 

( 실제 주유소까지 이동거리를 생각하면 1,000킬로 가까이 되었던것 같습니다. 제 하루 운전량으로 보면 최고기록 입니다. )

제가 오늘 정체를 무릅쓰고 삼천포를 다녀온 이유는 지난번 출고했던 트라이엄프 보트 때문이었는데요.

제가 인도할당시 약속한 것들이 있었습니다. 그중 2가지가 걸렸는데 


1. 출고한 날로부터 1개월간은 엔진에 대해서 보증하겠다. 는 것과 

2. 윈드실드를 제작해 드리겠다.. 는 것이었습니다. 


얼마전 선주님꼐 연락이 왔었는데 제가 한번은 가기로 했었습니다. GPS안테나도 달아달라 하시고.. 

사실 제일 문제는 윈드실드 건이었는데 이게 제가 처음 약속드릴 때는 쉽게 제작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던 것이죠... 생각보다 모양이 복잡했으며 대형이었던 것입니다. 

제가 도면을 그려서 렉산 벤딩업체에 줄 수 있는 재주가 있을리 만무하였고.. 목형을 뜨는 것도 너무 어려운 일이었지요..

그래서 출고 전에 1:1로 본을 떠서 그렸고 N모 사 사장님께 맡겼습니다. 자기 거래처가 있으니 기꺼이 해주시겠다.. 

이후로 선주로부터 약속한 날짜는 하루이틀 가는데.. 연락이 없고.. 전화를 안받으십니다. 

선주님으로부터 계속 독촉이 있어왔고 나중엔 이 문제로 다투게 되더군요.. 그러나 N사 사장님은 계속 제 전화를 안받으시고..

하루에도 몇번을 걸었는데 못받을리 없고.. 어려우실것 같으면 업체를 알려달라.. 아니면 본뜬것을 달라.. 직접하겠다.. 

메세지를 남기기 여러번.. 끝내 전화를 안받으시네요... 아마도 상당히 귀찮으셨나 봅니다. 

당신이 이야기를 했으니 내놔라가 아니라 어려우면 제가 하겠으니 알려만 달라 한 것인데.. 

결국 저는 마지막 방법으로 다시 본을 떠오기로 결정을 하고 머나먼 길을 나서게 된 것이었습니다. 

제작도 제가 작업장에서 그냥 목형을 떠서 직접 밴딩할 계획입니다... 결국 제일 어려운 방법이 제일 빠른 방법이 된 셈입니다. 


거기에 최근에 선주님께 받은 연락인즉은.. RPM이 올라가지 않는다.. 였습니다. 말씀을 들으니.. 원가 연료공급계통의 문제로

생각은 되었는데.. 일단 이 게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었기 때문에 엔지니어를 한분 모시고 가게 되었습니다. 

어자피 제가 가서 답을 못내면 가나마나 말짱 헛일이었기 때문에 어렵사리 부탁을 드려서 모시고 가게 된 것이지요.. 


아무튼 저는 그렇게 마눌의 핀잔과 구박을 한몸에 안고 먼 길을 떠났습니다. 

제 처가 전부 이해해 주기를 바라지는 않았지만.. 좀 섭섭하긴 했어요. 중고는 중고인데 왜 모든걸 다 해주려고 하느냐.. 

이것은 약속한 것이다.. 그래서 하는거다.. 저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나왔습니다. 


그렇게 4시간여를 달려 도착해서 엔진부터 점검..  역시 RPM은 3400을 넘기지 못하고 점점 떨어지고 

2,900 ~ 3,000을 헤메고 있네요..  저 RPM에서 일부 부조화(찐빠) 도 확인되었습니다... 100% 연료계통임을 확신.. 

인젝션 엔진이고.. 일전에 연료필터에 물이 차서 엔진이 섰던 전과가 있었으므로 연료필터 확인.. 역시나 물이 한가득입니다.

1차 유수분리기에도 물이 한가득.. 1차 유수분리기에 물이 가득차니.. 더이상 거르지 못하고 엔진으로 유입.. 

엔진의 유수분리기에서도 물이 가득차니 연료와 물이 섞여들어가면서 제 출력이 나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일단 두 필터를 열어 액체를 확인한바 물입니다. 전부 비우고 다시 연료를 채우고 시험주행.. 역시 같은 현상.. 

다른 문제 일까 싶었지만 일단 연료계를 다 뜯기로 해서 있는 공구로 어렵사리 고압펌프 드레인 볼트를 풀었습니다. 

역시나 고압펌프 안에도 물이 한가득..  결국 인젝터에도 많은 수분이 있을것으로 판단.. 인젝터 라인을 전부 뜯어

근처의 카센터에서 에어로 청소했습니다. 한 인젝터에서는 휘발유 찌꺼기덩어리도 턱.. 하니 튀어나오네요.. 

전부 다시 조립.. 시운전.. 역시 원인은 물이었습니다. 다시 RPM은 4800까지 올라가면서 정상화되었습니다. 

( 스텐 플롭에 2사람이 올라간 상태로 저정도가 정상입니다. ) 

결국 원인은 장시간 운행하지 안았던 배안에 결로현상으로 인해 물이 쌓였고 이를 제거하지 않고 탄데다 유수분리기 필터를

확인하지 않고 계속 운행하면서 물이 넘쳐들어간 것이었습니다... 일단 원인을 알았으니 대처가 됩니다. 

 선주님께 전화를 드리고 연료탱크를 전부 한번 뽑으시기를 권해드리고.. 안그럼 매번 주행시 필터 확인하시라고 말씀드린 후.

저는 계획했던 GPS안테나 장착과 윈도우 곡선따는 작업을 합니다... 벌써 11시 반이 넘었네요.. 

부랴부랴 출발.. 결국 집에는 8시 다되어 도착했습니다... 유류대에 엔지니어분 수고료.. 등등.. 하루 웬종일 끌고 다녔으니.. 

거의 50여만원의 경비가 들었습니다.


 저는 저의 하루와 상당한 경비를 들여 저 일을 하고 왔습니다. 끝난 것도 아니어서 한번은 더 가야 합니다. 

그거야 차후에 계획하고 있는 여수 시운전때 들러서 가기로 했습니다만.. 저의 하루는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 하루였을까요?

개인적으로 고객등등의 미사여구는 다 제쳐두고.. 아무튼 약속을 지키려고 한 것이니 저는 후회는 없습니다. 


 약속이라는 것은 지킬 떄 아름답고 그 가치가 있는 것인만큼.. 이제는 무언가를 약속하기가 참 두렵습니다. 

사실 지금도 작년에 약속한 것들을 마무리하기 위해 아직도 뒷수습하는 중일 뿐입니다. 

하지만 일을 하면서 드는 생각은 정말 지킬 수 없는 약속은 하면 안될것 같다..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럼 다른 사람이 깨는 약속은?... 제가 그 사람을 다시는 보지 않으면 되는 일입니다. 

오히려 더 큰일에 엮여 곤란한 경우를 당하기 전에 일찌감치 작별하는 것이 더 유익할 수도 있습니다. 


아직도 저는 중도의 길이 과연 어디까지인지.. 나는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지.. 끝업는 실험중입니다. ..


이상입니다. 



728x90